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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와 '미술경영'을 도킹하다!, Docking Channel
우리에게 익숙한 경영이란,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한다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미술에서의 경영은 조금 다르다. 미술에 있어 경영이라고 하면 작품을 통해 대중하고 소통하고, 창작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제활동이다. 결국, 전시를 통해 판매도 되고, 이름도 알리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업하는 사람들에겐 일련의 경영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 그러한 경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미술학부 입체미술전공의 ‘미술경영’이라는 교과목이 있다. 그리고 수업의 일환으로 지난 16일 '홍대 aA 디자인 뮤지엄 갤러리'에서 ‘미술경영’을 듣는 입체미술 전공 학우들의 「Docking Channel」 전시회가 첫 오픈을 했다.
이번 ‘Docking Channel’ 전시회에서의 도킹은, 현재 도킹이 교감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데, 오히려 까다로운 과정을 가진 도킹이 교감조차 어려워진 동시대의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공허하게 부유하고 있는 관객들과 연결하는 방법을 모색해봄으로써 진정한 교감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취지이다.
전시는 12월 16일부터 시작해 30일에 끝나는 FM Channel의 1부와 1월 6일에 시작해 1월 20일에 끝나는 AM Channel의 2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FM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견해를 작품으로 옮긴 4명의 작가로, AM은 사회의 소담론을 작품으로 옮긴 6명의 작가로 구성되어, 총 10명이 참여한다. 첫 시작을 끊은 건 이스안, 이아진, 이수현, 천진우 이 4명의 FM Channel이다.
전시회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1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 커피를 마시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들어오자마자 멋지게 2층으로 직행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한 전시를 보고자 하는 열망이라면 더 좋다. 그렇게 철문과 함께 투명막으로 가려진 것을 걷어내면 전시회장으로 입장하는 것이다. 또한, 1부인 FM Channel은 4명의 작가의 작품이 각각 공간의 여유를 두고 전시되고 있어 관람하는데 편안함을 줄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주 축이었던 학생들은 ‘미술경영’ 수업이 전시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외부전시기회를 반가워했다. 이유는 그들에게 전시를 한 번도 자신의 손으로 치러보지 않은 사람과, 해본 사람하고의 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작업실에 앉아 작업만 잘하고 그 결과물이라든지 과정에 대해 누가 볼 수 없다면 발전은 커녕 자기만족에서 끝날 뿐이라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경영’ 수업은 이들에게 발전의 기회를 준다. 실제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본인 활동의 저변을 전시를 통해서 많이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젊은 작가들이 계속 배출되는 현재에서의 경쟁력이 된다.
Q :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도움이 돼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있나요?
: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 예전에는 제 작품만 생각을 했는데 서로 토론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이거는 좀 빼면 좋을 것 같아.’라든지요. 강제적으로 ‘해라!’ 가 아니라 ‘내가 만약 너의 작품을 한다면 이렇게 할 것 같다.’, ‘내가 어떤 책에서 봤는데’ 이런 식으로 조언했어요. 예전에는 제 작품만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작품이 많이 발전됐던 것 같아요. 또 저희끼리 기획자, 설치담당, 홍보담당 등 역할을 정해서 전시를 진행했어요. 전시 컨셉부터 리플렛, 포스터까지 만들기도 하고요.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준비하고 만들어가면서 자주성도 키우게 됐어요.
Q : 그러면 ‘미술경영’ 수업을 듣고 작품 자체의 의도나 방향성이 바뀐 것이 있다면요?
:우선, 그 전에 작업했던 것과 이 수업이 다른 점은 교수님이 큐레이터 일을 하시다 보니까 저희가 옛날에는 작가로서의 일만을 했다면, 이제는 기획자로서 내 작품을 바라보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 디스플레이를 해야 사람들이 관심을 끌까.’ 이런 거에 대해서 더 생각해본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옛날에 작업만 할 때보다 현실 경험에 눈을 떴다 할까요. (웃음) 그리고 이건 작품 자체의 방향성이 바뀐 건 아니고 저 자신이 바뀐 부분인데요. 저는 이 수업을 1학기 때도 들었는데 너무 좋았어서 2학기 때 또 들은 거예요. 1학기 때는 그저 참여만 했는데 이번엔 해보고도 싶어서 제가 자진해서 수업 들을 때 과대 같은 친구들 스케줄을 관리하고, 작품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체크하는 관리를 맡았었어요.
Q : 마지막으로 전시를 준비하면서 전체적인 소감 부탁드릴게요.
: 저는 원래 작가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취업하려면 인턴 경험이 중요하듯이 이쪽 계열에서는 밖에서 전시를 해보는 것이 중요해서 좀 더 작가로서의 현실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교수님이 여자 분이신 만큼 여자아티스트로서 사회에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서 좋기도 했고요. 또 홍대에서 전시해본다는 게 진짜 쉬운 경험이 아닌데, 제가 여기서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어요!
Q : ‘미술경영’ 수업으로 학부 학생들에게 경영의 개념을 심어줌으로써 어떠한 ‘변화’를 기대하시는 게 있나요?
: 변화라…. 변화라기보다는 졸업을 하면서 작가로서 살아남을 때 당장 당면하게 되는 어떤 전시에 대한 문제에 좀 더 침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실제로 다 해보기 때문에 이 과목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실무과목이에요. 뭔가를 하려고 그럴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전시홍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예산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도록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다 해보니까요. 경험이 가장 우선시되고 경험을 실제로 하게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그런 성취를 느꼈으면 하고 가장 기대해요.
Q : 이번 전시를 연 「aA디자인 뮤지엄 갤러리」의 기획자시라고 들었어요, 특별히 이곳에서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특별한 계기까지는 아니고 사실은 제가 몸을 여기 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대부분의 갤러리 같은 경우는 상업갤러리이기 때문에 도전을 안 하죠. 하지만 저희는 전시를 하는 곳이지만 상업으로하는 갤러리가 아니예요. 시각 쪽에 종사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알리는 기회를 주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시 커리큘럼인 것 같네요.
Q : 전시 외에 ‘미술경영’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한 학기 동안 전시하나를 준비해서 치러낸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니까는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죠, 굉장히 바빠요. 일단 첫 한 달 정도는 서로에 대해서 탐색하는 시간인데, 저희는 자기소개를 일종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작품소개로 해요. 자기 작업은 이렇게 진행돼왔고 나는 이러이러한 부류의 작업을 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나의 작업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전시주제를 같이 잡고 전시큐레이팅에 대한 것도 논의해요. 또 전시도 많이 보러 가기도 하고요. 나하고 비슷한, 또는 멘토로 삼고 싶은 작가는 어떻게 되는지 실제로 전시장을 안 볼 수가 없거든요. 결국, 제 수업 같은 경우는 일방적인 강의전달이 아니고 같이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 자체가 제 수업이라고 보시면 돼요.
Q : 마지막으로 향후 생각하시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 몇몇 친구들은 염두에 두고 있다가 꼭 여기 말고라도 바깥에서 좋은 기획전 같은 것에 추천을 해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선생님으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지만 제 원래 직업 자체가 전시기획을 하는 사람이고, 일을 하는 사람 입장으로 봤을 때는 저랑 같이 커갈 젊은 작가들이거든요. 이 작가들이 잘돼야 저한테도 좋은 일이기도 하고요. 학생들이 조금 더 발을 넓혀서 해봤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강승민 교수는 인터뷰를 끝으로 자신의 수업 자체는 학생들의 열정으로 만드는 수업이라고 전했다. 전시기획을 여유를 갖고 준비하면 며칠 전부터 싹 끝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마지막까지 오프닝에 맞춰 끝나게 된다 말했다. 그 말처럼 오픈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열정은 끝이 없었다. 끝없이 확인하고, 자신의 작품을 점검했다. 그렇게 ‘미술경영’ 학생들이 열정을 쏟은 전시가 16일 날 시작했으니 2층의 전시도 구경할 겸 1층의 카페에서 커피도 마실 겸 잠시 들러보는 게 어떨까. 혹여 12월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1월에 하는 2부도 있으니 아쉬워하긴 이르다. 단지 체크만 잘 해두자.